미라
- 미라 2017.09.06
미라
2017.09.06 18:54
미라
[Mira]
“시간이 흐른다 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.”
이렇게 스산한 가을이면 미라는 언제나 다시 돌아왔다. 지난가을,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 후 다시 나에게로 왔다. 돌아온 미라의 눈빛은 흔들렸고 불안해 보였다. 나는 그녀가 이 밤이 지나면 또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. 미라는 잠을 이루지 못했고, 밥도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. 난 미라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. 그렇게 1년이 흘렀다.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.
결국, 또다시 가을밤이 찾아오자 미라는 내 곁을 떠났다. 난 미라에게 나와 함께 할 어떠한 믿음도 주지 못했고, 떠나는 미라를 붙잡지도 못했다. 떠나는 사람을 붙잡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. 5년이 지났다. 여전히 변한 건 없다. 다만, 나는 늘 그 가을밤을 후회하며 살아가고 있다.
“나와 함께 할래요?”
그 한마디만 했다면······