미자르, 알코르
2017.06.28 18:24
미자르, 알코르
[Mizar, Alcor]
“함께인 순간, 비로소 완벽해지는 것”
눈이 내리는 겨울밤, 미자르는 눈을 밟고 싶어 밖으로 나갔다.
뽀드득뽀드득,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나는 그 소리가 좋아, 미자르는 계속 걸었다.
쌓인 눈 위를 걷다 자연스레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가로등 아래에 다다랐다.
그런데 가로등 불빛 아래 무언가 희미한 게 보였다.
가까이 다가가자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. 투명한 몸을 가진 사람이었다.
“왜 여기에 이렇게 서 있어요?”
미자르가 물었다.
“전 알코르예요. 몸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혼자서는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요.”
자신도 미자르처럼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걷고 싶지만,
그럴 수 없다며 슬퍼하는 알코르에게 미자르는 손을 내밀어 주었다.
뽀드득뽀드득, 알코르는 미자르와 손을 맞잡고, 미자르의 발걸음이 내는 눈 밟는 소리를 들었다.
그렇게 눈 오는 날이면 둘은 함께 걸었다. 둘이 함께 하나의 발걸음을 가진 채.